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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야구로 행동교정에 성공한 발달장애 지원이 이야기 #1

  • 2023.10.12
  • By 에디터 예은

 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프로젝트 

광주광역시 동구의 발달장애청소년 E.T야구단은 부모에게, 발달장애아이들에게 있어서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국유일의 소중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사회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고 둘도 없는 친구를 만들며 즐거운 추억과 기억을 가지고 오늘을 살고 내일을 꿈꿉니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야구단 활동으로 어떤 변화와 미래를 그리는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야구로 발견한 아이들의 세상!> 두번째 주인공 E.T야구단 부단장이자 32번 선수, 지원이 아버니의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외의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 (기부액 30% 상당)을 받을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제도입니다. 답례품으로는  지역특산품, 지역상품권, 지역관광과 연계된 체험형 관광상품 등이 제공됩니다.

 


 


▲ 지원이와 지원이 아버님 ⓒ 위기브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발달장애 청소년 E.T야구단 32번 선수, 지원이의 아빠 서석인입니다.

 


▲ 어릴 적 지원이 ⓒ 위기브

 

Q. 지원이는 아버님께 어떤 아들인가요?
지원이는 우리 집에서 아주 소중한 막둥이입니다. 지원이를 임신했을 때 장성한 형이 둘이 있을 정도로 늦은 나이에 찾아온 아이죠. 지원이는 우리 가정의 행복을 전해주는 매개체입니다. 붙임성도 좋고 넉설도 좋아서 형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 그래서인지 유난히 애교가 많고 사교성이 좋은 아이랍니다.

 


▲ 부모님과 지원이 ⓒ 위기브


Q. 지원이의 장애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A. 지원이 엄마가 고령산모였지만 무사히 지원이를 낳았고 지원이도 건강하게 잘 태어나줬어요.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에 행복했죠. 지원이가 태어나고 15일째 되던 날, 애 엄마가 모유를 먹이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이의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 손톱이 없더라고요. 큐티클은 있는데, 손톱이 없었어요. 그때 아,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어요. 다음날 바로 출산한 병원으로 가서 의사에게 보여주고 의사가 서울에 검사를 보내보자고 해서 검체를 서울 녹십자pd에 보냈어요.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제가 적십자PD와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어서 아는 분께 전화해 물어봤어요. 부모님, 아이의 혈액 검체가 올라갔는데, 결과를 보고 싶다고 말이죠. 결국, 지원이의 22번 염색체 결여가 의심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지원이네 가족 ⓒ 위기브


Q. 검사 결과를 들으셨을 때 어떤 마음이셨나요?
A. 청천벽력 같은 결과였어요. 엄마의 입장에서 내가 낳은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건 형벌과도 같아요. 내가 무언가 잘못해서 그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요. 그래서 아이 엄마가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그래서 저라도 의연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어요. 저도 덤덤하려고 노력했지만, 저 역시도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막둥이 지원이를 절대 포기할 순 없었어요. 온 가족이 나서서 많이 사랑해주자며 노력했고 다행히 지원이는 사랑스럽고 애교 많은 아이로 잘 자라주었습니다. 지금은 집사람이 그때를 떠올릴 때면 칭찬을 많이 해줘요. 든든하게 옆에 있어줘서 버틸 수 있었다고요. (웃음)




▲ 축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지원이의 모습 ⓒ 위기브

 

Q. 지원이는 어떤 장애를 갖고 있나요?
A. 지원이는 집에서 하는 설거지 등의 일상적인 행동은 본인 스스로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주방 세제를 수세미에 묻혀 거품을 내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주방 세제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면 주방 세제가 뭔지 모르죠. 이런 차이가 있어요.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처음 접하고 훈련장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는 훈련을 했어요. 그래서 반복되는 숫자 연습을 하다 보니까 같은 버스를 타고 가는 건 가능한 상황이에요. 간혹 실수하기도 하는데, 공간 감각이 없어서 버스를 타고 온 방향의 반대 방향을 타야 집으로 돌아간다는 걸 인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서 그래요. 한번은 종착지까지 가버려서 버스 운전 기사분께 전화가 온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지원이가 조대부고 지적장애 축구선수로 발탁돼 월요일, 금요일 훈련을 받고 있어요. 주말에는 제가 데려다 줄 수 있지만, 월요일은 학교가 끝나고 축구장으로 가야 하는데 가는 방법을 몰라요. 이제는 택시를 불러서 가야 하는데, 기사님과의 의사전달이 잘 안돼서 전화가 오는 일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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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걸어가는 지원이 ⓒ 위기브

 

Q. 어떤 마음으로 버스 타기와 같은 일상 훈련들을 하고 계신가요?
A. 아이가 이런 시련을 겪게 되더라도 계속 훈련을 하고 혼자 하게 시키는 건 나중에 홀로서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죠. 모든 부모가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장애와 관련해서 촘촘한 케어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요. 그런 상황들이 왔을 때 대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잘 설명을 해주려고 노력해요. 지원이랑 같이 오래 있어봤기 때문에 지원이의 습득패턴을 알고 지원이가 상황을 얼마만큼 인지하는지 압니다. 그걸 모르면 언성을 높이게 되는데, 저와 지원이는 오래 생활하다 보니까 이런 훈련들이 가능했죠. 하지만 언제까지고 지원이를 보살펴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부딪히는 어려움도 많습니다.

 


▲ 병원에 간 지원이의 모습 ⓒ 위기브

 

Q. 지원이가 발달장애인으로서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A. 복지관을 제외한 곳에서 지원이와 같은 발달장애 아이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는 점이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올해 초에 축구를 하다가 골키퍼 친구랑 부딪혀 타박상을 입은 적이 있어요.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아서 첫날 치료를 하고 그 다음 날 의사 선생님께서 소독만 한 번 더 하러 오라고 하셨어요. 지원이 보고 학교 끝나고 병원을 가라고 얘기한 후 저는 퇴근하고 지원이를 기다렸죠. 그런데 길어봐야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2시간이 되도록 오지 않아 바로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새로 오신 의사분이 아이랑 소통이 안 되니까 입원을 시키려고 하고 있더군요. 병원에서 지원이가 발달장애인 것을 확인할 수 없어 아프다는 아이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 의사 선생님의 오해가 생겨 벌어진 일이었죠. 그날 서로 이해하고 돌아왔지만, 너무 속상했습니다.

지원이는 특히나 외적으로는 발달장애가 있는 것이 크게 보이지 않아요. 지원이가 제대로 의사전달을 하려면 발달장애인 것을 알 수 있어야 하지만 지원이와 같은 발달장애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장애 등록이 표시가 없습니다. 복지관에서는 아이가 발달장애인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병원 같은 다른 곳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발달장애인을 비장애인으로 보고 조사나 검사기록이 잘못되면 제대로 된 치료와 조치를 못 받을 뿐 아니라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어서 매번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걱정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원이가 활동하고 있는 야구단 프로젝트 보러가기 ⇒ E.T 발달장애 청소년 야구단 지정기부 프로젝트

 


▲ ET야구단 활동을 시작한 이후 야구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지원이 ⓒ 위기브

 

Q. 지원이의 돌발행동으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지금은 어떤가요?
A. 지원이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5할이면, 6할이 되는 순간 흥분해서 돌발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본인은 안 하고 싶은데 귀찮게 하면 모래를 뿌린다거나 하는 일들이요. 사춘기 때 가장 힘들었어요.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를 했었어서 중학교에 올라간 후에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면서 자주 놀았는데, 그때 다른 애들이 지원이에게 장난을 치고 놀리는 상황이 잦았나 봐요. 지원이가 하지 말라고 말해도 애들이 계속 놀리니까 화가 나서 돌발행동을 하게 된 것이죠. 그걸 본 주변에 있던 분들이 경찰에 신고했어요. 지원이가 놀리던 애들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였나 봐요. 애들도 경찰이 오니까 놀라서 잘못한게 없다고 말하며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지원이가 오해를 샀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해요. 중학교 때까지는 거의 오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어요. 대체로 사건·사고가 오전에 일어났거든요.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거나 보조선생님의 전화가 오면 심장이 덜컹했어요. 아…. 오늘 무슨 일이 있구나… 공포, 그 자체였죠.

하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이런 행동들은 운동을 통해서 많이 해결됐어요. 특히 ET 야구단이 많은 도움이 되었죠. 흥분하려 할 때마다 조금씩은 참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여요. 눈빛은 못 참을 것 같은데 이겨내요.

 

지원이와 지원이 아버님 이야기는 "야구로 행동교정에 성공한 발달장애 지원이 이야기 #2"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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