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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인터뷰] 광주극장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본 관객, 신조준한님 #1

  • 2023.12.20
  • By 에디터 상아

 광주극장을 사랑하는 관객 인터뷰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는 오래된 단관극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0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광주극장입니다.

광주극장은 일제강점기에 개관하여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을 지키고, 경연 및 야학 등의 집회 장소로도 쓰이며 교육 계몽운동에도 이바지한 소중한 장소입니다.

현재는 영화 산업의 미래를 위해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서 ‘문화예술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88년이라는 세월을 꿋꿋이 견뎌준 광주극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하고 애정하는 관객 신조준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광주극장에서 100편의 영화를 관람한 그를 만나다!

 

*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외의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 (기부액 30% 상당)을 받을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제도입니다. 답례품으로는 지역특산품, 지역상품권, 지역관광과 연계된 체험형 관광상품 등이 제공됩니다.

 


 


▲신조준한님 ©위기브

 

Q. : 안녕하세요. 기부자분들에게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반갑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신조준한입니다.

 

Q : 광주극장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본 관객 TOP 3 중 한 분인 선생님께 광주극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에 매혹돼 온 제게, 영화란 상상의 제약 없이 가장 직관적인 감상을 심어준 매체였습니다. 특히 광주극장을 통해 언젠가의 클래식을 기약하는 뜨겁고도 차가운 작품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광주극장은 제게 가장 공들여 추억을 쌓은 공간이라 말하고 싶어요.

 


▲광주극장 전면 ©위기브

 

Q : 광주극장을 처음 만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진정한 첫 번째 방문은 2014년에 <그녀>(2013)를 보았던 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때 당시의 연인과 시내에서 밥을 먹고 무얼 할지 고민하던 중, <그녀>를 여러 매체에서 호평하던 게 우연히 떠올랐습니다. 인터넷에 상영 일정을 검색했더니 지근거리의 상영관으로 유일하게 광주극장이 떴습니다. 주변에 다른 영화관이 네 곳이나 있었지만 <그녀>를 상영해 주는 곳은 광주극장뿐이었어요. 다시 한번 문화적 다양성을 충족시켜 주는 건 무분별한 저변의 확대가 아니라 내실화라는 걸 느꼈습니다.

택시를 타고 극장에 도착했고, 압도적인 크기와 세월이 쓰다듬은 외관, 자연광이 비치는 고즈넉한 정경에 감탄했습니다. 그때 극장이 ‘공간으로서 갖는 아이덴티티’를 처음으로 인지했던 것 같습니다. 현대의 영화관은 (효율과 경제성이라는) 자본의 논리로 점철된 공간이라 그로 인한 쾌적함과 접근성, 편리함만이 장소를 드러내는 단일한 척도로 작동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공간의 개성이나 작품 편성의 다양성은 실종될 수밖에 없겠지요. 광주극장은 저처럼 멀티플렉스의 태동과 성장기가 맞물린 세대에게,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극장의 근원적 가치를 일깨워 준 공간이었습니다. 우연과 우연이 중첩되어 맞닥뜨린 공간을 실로 오랫동안 그리워해 왔다는 생경한 기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의 그녀와 청춘의 소란함은 되돌아올 수 없지만 광주극장의 종소리가 울린 뒤 영화의 막이 오를 때면, 저는 여전히 지나온 시절과 지나오지 못한 시절을 그리워할 준비를 합니다.

 


▲신조준한님이 찍은 <사탄탱고> 포스터 ©위기브

 

Q : 광주극장을 사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극장을 두고 사랑에 빠진다면, 계기는 당연히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88주년을 맞은 광주극장은 가히 영화의 역사와 동행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연주 상영회라는 진귀한 기회로 접했던 메타무비 <셜록 주니어>(1924),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게 도저히 불가능한 <황금광시대>(1925), 고전 할리우드의 낭만이 물씬 풍기는 <카사블랑카>(1942)는 시대를 초월하는 클래식의 품격을 전해준 작품이었는데, 모두 광주극장의 기획전을 통해 감상한 작품입니다. <패터슨>(2016), <벌새>(2018), <더 파더>(2020)는 미래의 클래식이 될 것이라 직감하며 광주극장에서 감상한 작품이라, 엔드 크레딧 이후에도 벅찬 마음을 부여잡고 한참이나 극장 주변을 서성였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원데이 시네마’라는 기획전을 통해 7시간 18분에 달하는 <사탄탱고>(1994)를 감상하고 난 뒤, 광주극장이 아니라면 누가 이런 미친(!) 편성을 기획하겠냐며 혀를 내둘렀던 것도 떠오르네요. 인터미션이 두 번이나 있었지만 그럼에도 장구한 시간을 견뎌준 제 무릎과 허리, 안구에 지금도 심심한 경의를 표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최고작을 만날 수 있는 곳은 광주극장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네요.

 


▲신조준한님이 찍은 광주극장 스크린 좌우 안내판 ©위기브

 

Q : 광주극장에서 100편 영화 관람을 달성하신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광주극장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게 광주극장은 단골로서 환대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입니다. 자본의 논리에 입각한 프랜차이즈의 확산에 따라, 극장을 포함한 모든 공간에서 고객은 ‘데이터’나 ‘매출’로 뭉뚱그려지기 쉬운데, 광주극장은 정체성을 지닌 개인으로써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게 광주극장은 극장을 넘어 ‘알고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됐고, 자연스레 공간에 애착이 생기게 됐습니다. 되짚어보니, 광주극장에 들르는 빈도가 높아졌던 게 ‘김형수’ 이사님께서 “또 오셨네요”라고 인사를 건네셨을 때부터인 것 같네요.

광주극장을 찾아오는 주된 동력 역시 이야기, 즉 훌륭한 영화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광주광역시라는 지역구를 한정했을 때 사실상 광주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이 존재하니, 이야기 수집가인 저와 같은 부류들은 오지 않을 방도가 없죠. 막간의 음악과 손 간판,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스크린 좌우 문구인 ‘차별금지법’과 ‘기억 세월호’로 극장의 지향성을 재확인하는 총체적 경험 역시 광주극장을 찾는 작지 않은 이유입니다.

 

 

► 광주극장의 향후 100년을 응원해주세요!

 

 

◈ 다음 이야기는 "광주극장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본 관객, 신조준한님 #2"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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